1.상온상압 초전도체 논문을 읽게 된 계기
7/28~7/31까지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탔는데, 같이 여행가는 친구가 초전도체 이야기를 하더군요. 사실 그때까지 저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논문이 나온지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진짜 관련 논문이 나왔더군요?!?!? 사실이면 최소 노벨 물리학상 감인데 말이죠.
제가 제주도 여행을 하는 동안 하루하루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논문 관련 소식들을 보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진짜면 우리나라에서도 최초로 노벨상이 나오는건가? 대한민국이 세계를 정복하나? 관련 밈도 떠돌아다녔죠.
원본을 어디서 봤는지는 기억이 안나서 일단 가져와봄...
<아니 근데 이짤 어디서 자주 봤는데 또 튀어나오네... 원래 지방인들은 모르는 수도권? 이런 제목이었던듯>
일단 저는 그래도 지식인 (혹은 지식인이 될) 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화제의 중심이 된 논문 원본을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원본은 KCI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무료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부탁드립니다.
상온상압 초전도체(LK-99) 개발을 위한 고찰
Consideration for the development of room-temperature ambient-pressure superconductor (LK-99)
한국결정성장학회지,2023, vol.33, no.2, pp. 61-70 (10 pages)
이석배 /Sukbae Lee 1 , 김지훈 /Jihoon Kim 2 , 임성연 /Sungyeon Im 3 , 안수민 /Soomin An 4 , 권영완 /Young -Wan Kwon 5 , 오근호 /Auh Keun Ho 6
1(주)퀀텀에너지연구소
2(주)퀀텀에너지연구소
3(주)퀀텀에너지연구소
4(주)퀀텀에너지연구소
5고려대학교
6한양대학교
그런데 여기서 흠칫 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한국결정성장학회지> 에 게제가 되어있네요? 사실 전공자가 아닌 학부생이나 일반인이라면 존재하는지도 몰랐을 학회지일겁니다. 저는 전공자가 아니라서 몰랐습니다.
세계를 떠들석하게 하는 논문인데, 국내 학회지에, 그것도 한국어로 실린 논문이었다고? 저는 여기서 제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논문 저자분들과 학회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려대, 한양대 소속 저자들을 어떻게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상온상압 초전도체라면, 실제로 발견한거라면 최소 노벨 물리학상 감인데 이걸 네이처나 사이언스가 아니라 '한국결정성장학회지'에 실었다고? 그것도 영문도 아니라고? 정말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논문이 더 충격적인 것 같기도 하네요.
2.초전도체란 무엇인가.
그런데 분명,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든 발견이긴 하나,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실 것 같습니다. 사실 초전도체가 무엇인지 모르시는 분들도 상당할 것 같습니다. 초전도체란 무엇인가?
<이런 사진 종종 보셨죠?-wikipedia, superconductivity>
초전도체(superconductor): '특정 조건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는 물질'
조금 더 학문적으로 설명하면, '초전도성(superconductivity)' 은 특정 소재에서 전기 저항이 0이 되고, 자기장이 소재에서 방출되는,외부 자기장을 상쇄하는 -마이스너(meissner effect)라고 합니다- 효과가 일어날때 물질이 가지게 되는 모든 물리적 성질을 일컬으며, 이런 성질을 갖는 물체를 '초전도체(superconductor)' 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전도체들도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저항이 감소하긴 하지만, 초전도체는 임계 온도 이하로 온도가 내려갈 경우 저항이 급격히 감소하여 0에 가까워집니다.[1] 일반적으로 초전도체들의 임계 온도는 1K~20K 이며, 30K 이상의 임계 온도를 갖는 초전도체를 '고온 초전도체'라고 부릅니다.[2] 그만큼 초전도체의 임계 온도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온도와 비교해 매우 낮아 특별한 조건을 갖추어 주어야 합니다.(액체질소로 지속적인 냉각이 필요하다던가)
초전도체의 특성상 저항으로 인한 전기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측면에서 일반적인 전도체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효율을 가져다 주게 됩니다. 또한 초전도체의 앞서 말씀드린 특성으로 인해 강력한 전자석으로 이용될 수 있어 현재 MRI / NMR 기계, 질량 분석기, 입자 가속기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들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자기부상열차' 역시 초전도체가 외부 자기장을 상쇄하기 때문에 가능한 기술입니다.
또한 앞으로 인류의 미래 환경(양자 컴퓨터, 전기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 양자 무선통신, 고자장을 바탕으로 한 초고효율 모터, MRI를 포함한 정 밀 계측기, 하이퍼 루프 등)에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3]
+마이스너 효과에 관한 내용은 제가 관련 전공이 아니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설명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글을 읽으실 때 참고 바랍니다.
3.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 발견의 의의
앞서 설명드렸듯, 초전도체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뿐만 아니라 그 효율성이 다른 차원의 것입니다. 발전소에서부터 전력 손실이 하나도 일어나지 않고 우리 가정집까지 전류를 공급할 수 있다면, 약 1조 7000억원의 가치를 보존하는 것과 같습니다[4].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막강한 능력을 가진 초전도체를 우리 주변의 배선이나 전자기기에는 이용하지 않고, MRI나 질량 분석기 같은 매우 값비싸고 특별한 장비들에나 사용하는 것일까요?
바로 초전도체의 임계 온도가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초전도체의 임계 온도는 대부분 20K 미만이고, 고온 초전도체라고 불리는 것들도 30K 이상의 임계 온도를 갖는 초전도체들입니다. 30K이면 -243°C 정도의 온도이죠.
<액체질소. 질소의 끓는점은 약 -196°C 이다.사진-나무위키>
그들 중에서도 경제성을 고려해서 우리가 사용할 만한 친구들은 액체질소로 임계온도까지 냉각이 가능한 친구들인데, 이 친구들 역시 임계 온도가 77K(-196°C) 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상온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참고로 이전까지 관찰된 초전도체의 가장 높은 임계 온도는 H2S 의 203K 이었으며, 이마저도 90GPa 이라는
어마무시한 고압에서 관찰된 것입니다.[5] 270GPa에서 288K의 상온 임계온도를 갖는 초전도체 발견 보고도 있었지만,[6] 이 논문은 근거 부족으로 게제 철회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그 말도 안되는, 상온상압-즉 우리가 일상생활하는 온도(보통 25˚C)와, 압력(보통 1atm) 정도의 조건에서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을 발견했다는 논문이 채 1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 나와버린 것입니다.
그것도 바로 대.한.민.국에서 말이죠.
만약 이 논문의 내용이 사실이고, 검증까지 완벽히 이루어진다면 이 내용은
노벨 물리학상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누구도 해낼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기 때문이죠.
<대충 이렇게 될 수 있다는 얘기...>
그렇다면 이 초전도체가 상용화 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일단 모든 전자기기의 발열을 없애버릴 수 있습니다....!(내 오디세이도 발열 걱정 없이 게임 풀옵으로 돌릴 수 있다고!)
에너지 손실이 없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고
또한 미친 전자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핵융합 에너지 발전도 더이상 허황된 소리가 아닐 수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물론이고 서울은 곧 이런 모습이 될 것입니다.
<지리적으로 하나도 맞지 않지만...그런갑다 하세요>
확실한 것은, 전기-전자 관련 기술들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고, 인류의 에너지 문제가 상당히 많이 해결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당연히 발열로 인한 사고 위험도 낮아지므로, 전기차나 배터리 관련 안전 문제도 상당히 감소할 것이고요.
저라면, 이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확실히 검증만 된다면
나스닥과 코스피에서 전자-전기 관련주들을 싹다 사 모을겁니다. 초전도체 관련 주식추천, 추천종목
4. 논문내용 및 논문에 대한 생각
사실 저도 전공이 이쪽이 아닌지라, 대부분의 학술적으로 깊이 있는 내용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세줄요약 하자면,
- 이것저것 시도해 보다 보니 2017년 쯤, 300K 이상의 임계 온도를 갖는 초전도 물질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라나카이트(Lanarkite)와 Cu3P 를 막자사발(....)로 1대1 몰비로 섞은 후 여기 저기에 담아 대략 1000°C 조금 안되는 온도로 몇번 가열하고 갈아주면 LK-99 완성...!
- 400K 정도에서도 초전도성을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진짜 논문을 보고는 제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막자사발....? 막자...사..발? 이라뇨?
<미래사이언스에서 판매하는 막자사발 이미지입니다.>
소재 관련 연구는 보통 이렇게 하는게 맞는 건가요...?
하지만 전공자가 아닌 저로써는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제조 과정이었습니다.
학계에서 일단 의심하고 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단순히 상온상압 초전도체의 등장만이 아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논문에 삽입된 물질 구조. 솔직히 난 봐도 잘 모르겠다.>
위 그림은 논문에 삽입된 물질 구조입니다.
<데이터 수집 과정 설명 그림은 우리 학교 어느 연구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그림이라 오히려 믿음이 갔다.>
위 그림은 논문에서 데이터 수집 과정을 설명하는데 사용한 그림입니다. 사실 논문 내용에서 제가 확실히 친숙함을 느낀 부분은 이 그림밖에는 없었습니다. 여느 연구실에서나 쉽게 볼 수 있을 만한 컴퓨터 화면..
소재 관련해서는 학부 1학년때 한 학기동안 연구과정 참관밖에 한 것이 없는 저로써는 사실 논문의 이론적인 배경을 이러쿵 저러쿵 판단할 만한 지식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혹 아직 논문을 읽어 보시진 않으셨지만, 실험 결과가 궁금하신 전공자 분들을 위해 Fig 6,7,8 을 첨부합니다.
<본문 Fig 6>
<본문 Fig 7>
<본문 fig 8>
그리고, 혹시나 이런 중대한 기술의 발견을 이렇게 공개해버리면 이 (주)퀀텀에너지연구소 의 손해가 막심하지 않을까...? 라고 걱정하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이미 2022년에 특허출원을 미리 해 놓으셨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3]
또, 주장에 대한 근거랑 해석 자료가 빈약하다고 느끼신 분들이 계실텐데요, 실험 결과에 대해 추가적으로 분석하여 해석 자료를 국제 학술지에 게재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3]. 지금으로써는 상당히 학계에서 반신반의를 넘어 거의 회의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 자료가 공개되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논문을 완전히 읽어보니 전혀 말도 안되는 실험 결과거나 엄청난 실수로 나온 결과라고는 생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확실히 완전히 믿기에는 빈약하기는 하네요.
5. 현재 상황
며칠 전까지만 해도 국내 언론에서도 '학계에서는 회의적', '검증 필요' 등의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그건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어제(8/1), 여론이 급격히 바뀌기 시작합니다.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시뮬레이션에서 LK-99의 초전도성 발현이 가능한 것으로 결과가 나왔고,[7] 현재 제가 확인한 바로는 Huazho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에서 LK-99 모방실험이 성공했다고 합니다.[8][9]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커뮤니트 글들에서도 중국 대학에서 모방 실험이 성공했다는 (successful replication of superconductor LK-99)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10]
적어도 초전도체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실용성 있는 반자성체의 개발일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고, 어떤 글쓴이는 '팀을 20년동안 이끈 무언가가 존재했을 것이다' 라고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시뮬레이션에 이어 실제 모방 실험의 성공 소문도 하나 둘 떠돌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조만간 이 내용은 확실히 검증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네요.
미리미리 에너지 관련 주들이랑 배터리, 그리고 (주)퀀텀에너지연구소 관련주를 사놔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더 확실한 소식이 들려오면 다시 글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Combescot, Roland (2022).Superconductivity, Cambridge University Press. pp. 1–2.
[2]Grant, Paul Michael (2011). "The great quantum conundrum". Nature. 476 (7358): 37–39.
[3]이석배 외 5, 상온상압 초전도체(LK-99) 개발을 위한 고찰(Consideration for the development of room-temperature ambient-pressure superconductor (LK-99)),Journal of the Korean Crystal Growth and Crystal Technology Vol. 33, No. 2 (2023) 61-70
[4]송현수, 전력 송배전 손실량, 연평균 1조 6990억 원,부산일보(2020),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2101119052650917
[5]Drozdov, A; Eremets, M; Troyan, I; Ksenofontov, V (17 August 2015). "Conventional superconductivity at 203 kelvin at high pressures in the sulfur hydride system". Nature. 525 (2–3): 73–76
[6]Eliot Snider; et al. (Oct 14, 2020). "Room-temperature superconductivity in a carbonaceous sulfur hydride". Nature. 586 (7829): 373–377.
[7]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291628
[8]https://news.ycombinator.com/item?id=36953819
[9]https://www.futures.rs/puls/reports-of-a-chinese-lk-99-superconductor-replication-effort/